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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혁 최진호, KPGA 투어를 물들이는 ‘세대 초월 경쟁’
  • 우성균 기자
  • 등록 2025-12-19 13:04:50
  • 수정 2025-12-19 13: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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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세 최진호와 21세 송민혁...베테랑의 관록과 신예의 패기


41세의 베테랑과 21세의 신예가 같은 페어웨이에 선다. 2025시즌 KPGA 투어에서 최진호(코웰)와 송민혁이 만들어낸 장면은 단순한 동반 플레이를 넘어, 나이를 초월한 선의의 경쟁과 존중의 서사를 보여줬다. 두 선수의 나이 차는 스무 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강산이 두 번 옷을 갈아입을 시간의 간극이지만, 투어 안에서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같은 목표를 향해 걷고 있다.


최진호의 플레이 모습1984년생인 최진호가 KPGA 프로와 투어프로에 입회한 해는 2004년. 공교롭게도 그 해는 2004년생 송민혁이 태어난 해다. 최진호는 2005년 투어에 데뷔했고, 송민혁은 2024년 데뷔했다. 입회 연도와 투어 데뷔 연도 모두 정확히 19년 차가 난다. 시간의 차이는 컸지만, 두 선수는 2025시즌 ‘SK텔레콤 오픈’ 3라운드와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2라운드에서 같은 조로 플레이하며 같은 그린을 읽었다.


송민혁을 바라보며 최진호는 자신의 20년 전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함께 뛰던 선배들은 정말 어른스러웠다. 우승 경쟁보다는 시드 유지를 바라보며 시즌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며 “지금보다 멘탈도 약했고 기량을 온전히 펼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송민혁은 경기 중 경쟁하는 모습이 당당하고, 거침없이 플레이한다. 멘탈도 강해 보인다”며 요즘 젊은 선수의 성숙함을 높이 평가했다.


최진호(우)와 송민혁

반대로 송민혁의 시선에서 최진호는 ‘존경하는 대선배’다. 송민혁은 “얼마 전 선배님이 ‘내가 조금만 더 빨리 태어났으면 민혁이랑 두 바퀴 띠 동갑이 될 뻔했다’고 웃으며 말씀하셨다”며 친근한 일화를 전했다. 이어 “관록과 노련미에서 나오는 아우라는 엄청나다. 샷뿐 아니라 경기 운영과 코스 매니지먼트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나는 무리하고 아등바등하는 골프를 한다면, 선배님은 여유 있고 견고한 경기를 한다”고 대비했다.


기록은 두 선수의 현재 위치를 또렷하게 보여준다. 최진호는 다음 시즌 투어 22년 차를 맞는다. KPGA 투어 263개 대회 출전, 8승, ‘제네시스 대상’ 2회 수상, 국내 통산 상금 3위(약 33억 8천만 원)라는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2025시즌에도 20개 대회에 출전해 6차례 톱10, 17회 컷 통과를 기록하며 제네시스 포인트 4위, 상금 8위로 건재함을 증명했다. 그는 “경쟁력과 꾸준함을 확인한 시즌이었다”며 “다음 시즌엔 체력 보완을 통해 우승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송민혁의 플레이 모습


송민혁 역시 데뷔 2년 차 징크스를 깔끔히 지워냈다. 2025시즌 20개 대회에 출전해 ‘SK텔레콤 오픈’과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공동 3위 등 굵직한 성과를 냈고, 제네시스 포인트 8위, 상금 13위로 도약했다. 그는 “제네시스 포인트 톱10 진입이라는 목표를 이뤘다”며 “다음 시즌에는 톱3와 첫 승을 동시에 노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무 살의 차이는 서로 다른 세대의 언어와 리듬을 만들지만, 두 사람에게 골프는 같은 의미다. 최진호는 “골프는 내 삶의 전부다. 41년 중 31년을 골프와 함께 했다”고 말했고, 송민혁은 “골프는 내 인생이자 책과 같다. 한 장씩 집중해 읽다 보면 원하는 결말에 다가가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마지막 덕담에서도 두 선수의 관계는 분명해진다. 송민혁은 “다음 시즌에는 챔피언조에서 함께 우승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최진호는 “지금처럼만 하면 곧 우승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경쟁은 치열하지만, 존중은 깊다. KPGA 투어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동행은, 세대를 넘어선 선의의 경쟁이 스포츠를 얼마나 풍요롭게 만드는지를 보여주고 있다.<사진: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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